가톨릭생명윤리도서관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1)자연주기법 실천 의미와 가치(2020.10.25)

관리자 | 2020.10.22 13:34 | 조회 37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1)자연주기법 실천 의미와 가치

몸의 변화 살피고 존중하는, 부부 사랑의 또 다른 표현

생식력 내재된 자연주기 활용
부부일치·출산 의미 지키면서 책임있는 임신·출산 조절 가능
부부 행위 절제와 책임감으로 건강한 가정 이루도록 이끌어
생명을 전달하는 몸의 능력과 성·생명·사랑의 소중함 일깨워



가톨릭신문사는 그동안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세 번째 기획 ‘생명 기획’을 통해 태아 생명을 포함한 인간 생명을 지키고 사랑하기 위한 자세와 태도를 알아봤다. 그렇다면 생명의 보금자리인 가정에서는 실질적으로 어떻게 인간 생명을 보호하고 사랑해야 할까. 앞으로 4회에 걸쳐 ‘자연주기법’을 파악, 실천함으로써 지혜로운 부부 생활을 해 나가 보자.




■ 인공 피임은 책임 회피

“새 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배제하려는 사고방식이 내재하고 있다.”

구인회(마리아 요셉) 전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교수는 논문 ‘출산조절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서 인공 피임 문제를 언급하며 이렇게 밝혔다. 인공 피임은 부부가 성행위를 삼가는 일 없이 임신만을 피하려는 의도가 전제된 것으로, 행위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부부 일치’와 ‘출산’이라는 부부 행위 본질을 훼손한다는 의미다.

실제 가톨릭교회에서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는 모든 피임을 금하고 있다. 부부 행위는 근본적으로 생명을 지향하는 행위인데, 인공 피임은 정자와 난자의 결합, 즉 수정을 막음으로써 이를 차단하고 부부의 완전한 결합을 막기 때문이다. 특히 피임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쾌락주의적인 사고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인간의 몸을 도구화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지적한 것처럼 “성관계의 결과로 생겨날 수 있는 생명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하는 적이 되며, 낙태는 피임이 실패할 경우 유일하게 남는, 선택 가능한 결정적 해답이 되는 것”이다.


■ 자연주기법 실천으로 책임 있는 부부 행위

그러면 가톨릭교회에서는 부부가 자녀 수와 터울을 조절하는 일도 금하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부부가 자녀 수와 출산 시간 간격을 조절하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부부가 육체적·심리적·외적 환경 등 다음 출산과 출산 사이에 간격을 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부부는 생식 능력에 내재하는 자연주기를 이용해 임신이 되지 않는 기간에만 부부 행위를 함으로써 도덕률을 거스르지 않고 산아를 조절하는 것은 괜찮다(성 바오로 6세 교황, 「인간 생명」)는 뜻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역시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책임 있는 출산을 위해 (부부가) 출산력을 조절하는 자연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일은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연주기법’이란 무엇일까? 흔히 ‘자연 출산 조절’(Natural Fertility Regulation)이라고 불리는 ‘자연주기법’은 부부가 몸 안에 있는 자연 질서를 깨닫고 이를 책임 있게 임신·출산에 이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자연 출산 ‘조절’이라고 하는 이유는 자연주기를 알면 부부가 임신을 미룰 때뿐만 아니라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자연주기법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연주기’를 아는 부부는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땐 가임기에 부부 행위를 하지 않고, 임신을 원할 땐 가임기에 부부 행위를 함으로써 자녀 수와 터울을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부부에게는 절제력과 책임감 등이 필요하며, 부부 행위의 본질인 ‘부부 일치’와 ‘출산’이라는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임신·출산을 조절할 수 있다.


■ 생식력 자각해 성 의미 깨닫고 건강한 가정 이뤄

그러나 자연주기법은 ‘출산 조절’이라는 방법 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자연주기법으로 부부는 ‘생식력’을 자각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성의 의미와 부부 사랑,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깨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남녀의 몸에 새겨 주신 생명을 전달하는 능력과 그 생명을 돌보고 키워 내는 부성·모성 등의 능력을 깨닫고, 남성됨과 여성됨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서로 상태를 파악·존중·배려하는 등 자연주기법 실천은 전인적인 차원에서 몸의 변화를 다루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자연주기법을 교육하고 있는 ‘행복한 가정운동’ 이숙희(데레사) 회장 역시 “자연주기법은 임신과 터울 조절을 위한 방법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며 “인간 성·사랑·결혼·가정·생명의 소중함에 관한 전반적인 가르침이 내포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연주기법 실천으로 부부는 ▲주기와 감정을 체크해 몸 안에 사랑과 생명의 질서가 있음을 알 수 있고 ▲남녀가 다르지만 상호 보완적인 관계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부는 사랑 표현이 다양하다는 점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고, 자연주기법을 실천하면 ▲건강한 임신과 ▲성숙한 부모로의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신자들부터 ‘자연주기법’ 실천해야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운동 지침」에서 자연주기법 실천을 권하고 있다. 자연주기법은 “다른 어떤 인공적인 피임 방법에 견줘도 효과가 크다는 것이 이미 널리 증명된 상태”로, 부부는 정당한 이유로 자녀 출생을 원하지 않을 때마다 가임기에 부부 행위를 절제하고, 비가임기에 부부 행위를 함으로써 참되고 완전한 사랑을 증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숙희 회장의 ‘생식력 자각이 생명윤리의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자연주기법 중 하나인 “빌링스 배란법은 여성에게 가임기가 다가옴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고 그 효용도도 97% 이상이라는 결과를 얻은 방법이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도 “몸의 특별함을 경험하고, 상쾌함이나 피곤함과 같은 몸 느낌과 마음 감정, 생명을 낳는 능력이 연관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발간 「내 몸 다이어리」 중)며 자연주기법 실천을 강조한다.

10월 15일 ‘슬기로운 부부 생활을 위한 자연주기법 기초과정 교육’에서 강의를 진행한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박은호 교수는 “성·생명·사랑은 우리가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부름을 받았는가와 다 연관돼 있다”며 “오늘날 혼인과 가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몸과 성에 대한 사람들 관점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이 하나의 소유물처럼 취급되고 성 역시 사용되고 조작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에서 “우리가 혼인과 가정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그 의미를 직접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신부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본능을 넘어 행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나의 행위가 나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48323

언론사 : 가톨릭신문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